아이돌 마스터를 접하고 난 후 달라진 것 GAME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를 했고, 한창 철들기 시작...이라기보다 시야가 넓어질 무렵인 5~6학년때 즈음에는 초등학생 주제에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을 자처하며 카세트 테이프를 듣고 녹음하고 그랬습니다. 그때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긴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기간은 제가 한참 어린 초딩시절인지라, 제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 했냐고 하면 그 정도까지는 또 아니네요.

 굳이 대표적인 아이돌 가수의 활동기간으로 구분하자면, HOT세대가 아닐까 합니다. 캔디는 지금 들어도 흥겨운 명곡이고, 전사의 후예나 늑대와 양같은, 한창 중2시절을 뽐내던 저에게는 단비와 같은 훌륭한 노래들이었습니다. 뭐 그 곡들이 어떻다는 게 아니라, 노래 분위기가 (....) 잠깐 삼천포로 빠지지만, 당시에 한창 영업을 하던 도서대여점에, HOT 멤버를 주인공으로 한 무협지도 있었더랬지요.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하여튼 읽어보진 않았고 나중에 업계(...)사정을 좀 알게 되고 나서는 그 무협지가 HOT 멤버들을 가지고 만든 BL계 소설이라는 말을 듣고 깜짝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하여튼 서태지와 아이들은 아이돌이라기엔 뭐하고, 팬픽 소설까지 나와서 정식출판되었던 HOT야말로 우리나라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이돌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바대로의)아이돌 가수 계보의 시초라고 봐도 무방할 거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아이돌이라는 이름의 남학생 2인조 그룹도 있었던거같은데 이젠 흑역사

 하여튼 당시 아이돌 가수들은, 종래의 가수들이 하던 활동과는 달리 버라이어티 쇼, 개그 프로그램, 화보집 촬영 등등 노래랑은 그닥 상관없는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었는데요. 제 형도 핑클이 일본가서 찍었던 화보집을 샀을 정도로 열성팬이기도 했었고요. 헌데 한편으로는 아이돌 가수들의 이런, 노래에만 집중하지 않는 다른 활동을 '가수면 노래나 잘 부를 것이지' '춤추면서 립싱크하지 말고 노래나 잘해라' 하는 식으로 비판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저도 물론 아이돌 가수들을 참 좋아했습니다만, 한창 중2시절이라가지고 ... 그런식으로 잘 나가는 사람들을 비평하는 의견이 멋져 보였던지, 한편으로는 마찬가지 말을 하며 가수들을 까대기도 했습니다.

 하여튼 나이먹고 나서는 생각도 비교적 유해지고, 어릴때처럼 날선 시각은 없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이 노래 이외에 지나치게 힘을 쏟는 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아서... 군대에서 원더걸스를 빨고, 전역하고 소시나 카라를 접하고, 동방신기가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개념찬 아이돌이라는 게 마음에 들어서 응원하게 되었고, 지금은 아이유 달력이나 굿즈를 주문해서 치킨을 덤으로 받기도 하게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아이돌들이 무리하게 드라마나 영화같은 데 출연해서 발연기하면서 욕얻어먹는 꼴은 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헌데 이상은 어디까지나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로서의 감상이고... 물론 게임 아이돌마스터가, 실제 아이돌을 관리하고 일정을 짜고 공연을 시키고 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겠습니다만, 어느정도는 아이돌 측에서의 시각을 보여줄 수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음반매상을 올리기 위해 수백수십의 라이벌을 물리치고 오디션에 합격해 TV출연을 하거나 자비를 들여 라이브 공연 등을 하고, 가수로만 활동해서는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온갖 영업을 통해 TV쇼에 출연하고 CM계약 등을 따내기도 하고, 지역진흥 이벤트에 협력해서 지명도를 올리거나 연기활동으로 발을 넓히기도 하고... 애초에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활약하는 그들의 우상'을 보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우상(idol)들은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요구들을 소화해내야 하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생각하면, 저같은 일반 소비자는 아이돌들의 현실을 TV를 통해서밖에는 판단할 수 없지만, 게임 아이돌 마스터의 아이돌들보다 실제 아이돌들이 더욱 빡센 생활을 하고, 노력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라더라, 아름다운 백조는 물밑에서 꼴사납게 발장구를 친다던가 하는 이야기랑도 일맥상통할 것 같네요.

 애초에 저는 '아이돌 가수'라고 생각하고 그 틀 안에서만 그네들을 바라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만, 전제 자체가 잘못되었던 것 같습니다. '가수'는 '아이돌'이 하는 여러 가지 일 중 대표적인 하나이고, 그들은 가수뿐만 아니라 그밖의 여러가지를 해낼 수 있는, 해내야 하는 사람들. 아이돌 자체로서만 생각하는 게 맞았던 거겠지요. 여러가지 빛나는 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그들의 우상이 되는 상징적인 직종이라고 나름대로 정리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게임을 통해, 이렇게 자신이 십여년간 굳게 믿어왔던 고정관념이 깨지기도 하고, 비판적으로만 생각했던 걸 다른 각도에서 보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아이돌마스터는 충분히 제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컨텐츠라고 생각해도 될 거 같습니다.

 결론은 아이마스 하세요. 두 번 하세요. 아 비타 사서 샤이니페스타 하고 싶다 ...

덧글

  • KAZAMA 2013/03/24 19:43 #

    아이마스하세요 PS3사서 하세요
  • 狂君 2013/03/31 16:05 #

    후후후 어제 3회차까지 클리어했답니다 ...
  • Proto 2013/03/24 21:26 # 삭제

    옛날에 H.O.T 음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 狂君 2013/03/31 16:05 #

    음료도 있었습니까? ... 뭐 유명세를 생각하면 있을 법도 하지만 전 기억이 잘 안 나는군요;;
  • 샤아P 2013/03/25 00:47 #

    아이마스 세계에서 1등하려면 맨날 레슨이랑 공연만해야하니까요 ㅋㅋㅋ 빡쌘 생활
  • 狂君 2013/03/31 16:06 #

    진짜 아이돌들은 더 빡세게 레슨하고 공연하고 어디 나가서 출연하고 그러겠지요 ;;; 게임이니까, 가상이니까 좀 완화된거겠지 하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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